언론보도

[기고] 일각이 여삼추 같은 기다림, 기다림...또 '기다림'

2022-07-08



법무법인 오킴스, 최창호 변호사 칼럼
파이낸스뉴스, 2022.5.1 기고

법정에서 재판결과를 기다리는 당사자나 변호인의 심정은 시험을 치러놓고 결과를 기다리는 수험생이나 학부모의 심정과 같다. 형사재판에서는 유무죄, 구속의 여부, 집행유예 선고 여부, 양형의 정도 등이 문제가 된다. 민사소송에서는 인용이나 기각 판결, 인용될 경우에는 그 범위에 관한 판단에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심리기일이나 선고기일의 재판에 임하여서는 재판장이나 주심 판사의 일거수 일투족을 숨죽이고 주시하게 된다. 과연 공평한 재판이 이루어지는가, 상대방에게 유리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한 없는 기다림 속에 선고를 하는 재판장의 한마디 한마디는 당사자의 신분, 지위, 상태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판사로 오랫동안 재판장석에 앉아서 재판을 진행하던 친구가 변호사로 개업을 하였는데, 방청석이나 당사자석에서 바라보는 법대의 높이가 너무나 높은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는 말을 하곤 한다. 결과가 좋으면 좋은대로, 나쁘면 나쁜대로 시간은 흘러간다. 재판 준비에 미진한 점은 무엇이었고, 어떠한 증거자료를 적시에 제출하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기도 한다.

실제의 삶에 있어서는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항상 정의가 실현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 결론이 도출되는 경우도 많다.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산천초목이 다 알아도 주장과 입증책임을 다 하지 못하면 패소 판결을 받을 수밖에 없다. 통상 선고기일에는 변호인이 참석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심혈을 기울인 사건인 경우에는 결과를 직접 듣고 싶어서 선고기일에 참석하는 경우도 있다. 판결문이 송달되는 며칠을 초조하게 사무실에서 기다리기 보다는 직접 결과를 듣고 싶은 경우가 있다. 무심한 나뭇잎은 신록의 색깔을 뽐내고 있지만, 재판 결과를 받게 되는 당사자의 얼굴에는 희비가 교차하게 된다.

“선고를 들으러 오신 분들은 먼저 입장하여 주십시오”. 정리는 낮은 목소리로 단호하게 말을 한다. 긴장한 표정의 사건 관계인들은 공판정으로 들어가 선고 결과를 기다리게 된다. 깊게 한숨을 쉬는 소리가 옆에서 들려온다. 법원 직원들은 무표정하게 컴퓨터 마우스를 클릭하고 있다. 종이 한 장 넘기는 소리, 헛기침 소리도 크게 들리는 순간이다.

“모두 일어서 주십시오”. 이제 재판장이 들어와 인사를 한 후 좌석에 앉는다. “지금부터 판결을 선고하겠습니다. 2022나○○호 원고 홍길동, 피고 김일남.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판결 결과를 듣고 아쉬움과 탄성을 뒤로 한 채 당사자들이 여러 명 법정을 나선다.

인생은 기다림의 연속이다. 기다림과 기다림과 기다림... 연속된 기다림의 편린들은 우리 삶을 모자이크처럼 맞추면서 한 사람의 인생을 형성하게 된다. 법원 건물을 벗어나 큰 길을 걸어본다. 이마를 스치는 한 줄기 바람은 그 동안의 노고를 잊게 해준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출처 : 파이낸스뉴스(http://www.fnnews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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