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품 많이 들지만 피해구제 보람도 크답니다" 공동소송 전문 엄태섭 변호사

2022-04-05


공동소송 전문 엄태섭 변호사

· KT화재·인보사·호날두 노쇼 등
화제 집단소송서 대리인 역할

· 육사생도시절 `금주`위반 퇴교
국방부 상대 퇴직금 소송 이겨

지난 1월 불거진 오스템임플란트 횡령 사건은 한국 주식시장에 커다란 파장을 남겼다. 이 회사 재무팀장으로 일하던 이 모씨가 회삿돈 2215억원을 개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를 받으며 회사 주식은 현재까지 거래정지 처분을 받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 소액 주주들은 사건이 알려진 지 약 3주 뒤 회사와 임직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공동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의 대리인은 법무법인 오킴스의 엄태섭 변호사. 그는 이 사건에 앞서 코오롱 인보사 사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노쇼 사건 등 굵직한 공동소송을 진행한 이 분야 전문가다. 엄 변호사는 최근 매일경제와 만나 "공동소송은 사건의 피해자 혼자라면 재판 비용이나 사회적 압박감 때문에 진행할 수 없는 소송을 다수가 뭉쳐 일종의 진입 장벽을 넘어설 수 있다는 장점이 크다. 이번 오스템임플란트 공동소송 역시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엄 변호사가 공동소송 사건을 시작한 계기는 2018년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 사건이다. 당시 화재로 지사가 있던 서울 서대문구는 물론 중구·용산구·마포구 일대와 은평구·경기도 고양시 일부 지역에서 통신 장애가 발생하면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그중에는 엄 변호사의 동생도 포함돼 있었다. 그는 "소상공인연합회를 도와 KT와 배상안을 협상했다"며 "배상금이 피해액의 반의반도 안 되는 수준이었지만 처음 언급됐던 금액보다 높았다는 점에 그나마 위안을 삼았다" 고 회상했다.


그로부터 두 달 뒤 코오롱 인보사 사태가 발생했다. 바이오 신약의 핵심 세포가 바뀌면서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한 사건이었다. 피해자가 홀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KT 아현지사 화재 사건과 공통점이 있었다. 그는 피해자를 최대한 모아 공동소송을 진행한다면 피해자들이 배상을 받을 확률이 높아진다는 판단으로 전국을 돌며 피해자 1000여 명을 모았다. 이 사건은 아직까지 진행 중이다.


지난 2020년에는 국군포로를 대리해 북한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공동소송에서 승소했다. 다만 앞선 소송의 배상금을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경문협)이 갖고 있는 북한 저작권료로 받기 위한 공동소송에서는 북한 저작권료의 소유권이 북한 당국이 아닌 저작권자 개인에게 있다는 판결을 받아 항소심을 준비하고 있다. 엄 변호사는 공동소송의 절차를 표준화한 '집단소송닷컴'을 만들었다. 사안별로 '승소 가능성'과 '승소 후 집행 가능성'에 대한 자신의 판단을 밝히고 피해자의 참여를 이끌고 있다.


그는 "변호사 입장에서 공동소송은 굉장히 품이 많이 드는 일"이라며 "가령 100명의 대리인을 대표한다면 소장에 필요한 정보량도 정비례해 늘어난다. 집단소송닷컴은 일련의 과정을 서식화해 행정적 비용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에는 소액 사건을 나 홀로 소송으로 진행하려는 의뢰인을 도울 수 있는 가이드라인(기준) 제작도 연구 중"이라고 덧붙였다.


엄 변호사가 개별 피해 구제에 관심을 두는 까닭은 개인사와도 맞닿아 있다. 그는 육군사관학교를 다니다 '3금(금주·금연·금혼)' 위반으로 퇴교 처분을 받았다. 2003년 휴가 중 동기와 식사 자리에서 술을 마시다 일행 중 한 명이 외국인과 시비가 붙어 경찰이 출동한 게 화근이었다.


그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퇴교 후 부사관으로 군 복무를 대체하게 됐다. 부사관으로 일하며 급여와 퇴직금을 제대로 받지 못한 그는 전역 후 국방부를 상대로 급여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소멸시효 탓에 퇴직금만 받았지만 법의 효용성은 충분히 느꼈다. 엄 변호사는 "부사관 급여를 제대로 받지 못해 복무기간 중 어려운 점이 많았다"면서도 "각종 훈련에서 최선을 다해 지휘관 표창까지 받았다"고 회상했다.


엄 변호사는 "독학사로 학사 학위를 받고 로스쿨에 입학하기 전까지 제과회사 영업사원, 학습지 판매원 등 다양한 일을 하며 현장을 경험했다. 변호사가 된 후로는 제약회사 사내 변호사로 일하고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3년 동안 활동했다"면서 "무엇 하나 예상대로 흘러가는 게 없는 삶이지만 당시의 교훈이 현재 생활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 / 사진 =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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