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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법률칼럼] 의료분쟁 시 ‘합의서’ 함부로 쓰면 낭패

2021-04-09


이번 칼럼에서는 합의서를 작성하는 방법에 대한 실무적인 조언을 드리고자 합니다. 치과의원에서 환자와 크고 작은 분쟁은 누구나 경험해보셨을 것입니다. 다행히 분쟁의 규모가 크지 않은 경우에는 환자와 적절한 금액에서 합의를 할 수가 있을 텐데요. 합의를 하고 합의금까지 지급하였는데, 어느 날 갑자기 환자가 나타나서 합의서가 작성되지 않았다거나 혹은 합의가 무효라는 주장을 하면서 합의 내용을 파기한다면 무척 당황스러우실 것입니다. 따라서 환자와의 합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는 반드시 효과적인 합의서를 작성하여야 할 것입니다.


  •  합의서 체결 전 고려사항


환자와 분쟁을 겪는 과정에서 환자가 합의금을 요구할 때, 합의를 할 지 여부를 신중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단 합의를 하게 되면, 의사의 과실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도 합의서의 체결을 통해서 환자에게 일정한 금액을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것(약정금)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합의서’라는 제목의 문서가 아니라, ‘약정서’나 기타 다른 이름으로 작성되더라도 분쟁과 관련하여 환자에게 특정 금원을 지급하기로 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스스로 진료상 과실이 없다는 확신을 갖고 있는 경우에는 환자의 합의금 지급 요구를 거부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합의서의 필수요소

1) 당사자
합의서도 계약(화해계약)의 일종이므로, 당사자를 특정하여야 합니다. 특히 환자의 보호자나 대리인이 본인을 대신하여 합의를 진행하는 경우에는 환자 보호자 혹은 대리인이 그 대리권을 입증하는 서류를 첨부하도록 하여야 합니다.

 

2) 인적사항
합의 당사자의 주소, 생년월일, 연락처를 기재하도록 하여야 합니다. 특히 합의서를 상대방이 파기하였을 때, 환자를 상대로 법적조치를 취하여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때, 환자의 인적사항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면, 법원의 절차 진행과 관련된 문서가 보다 더 신속하게 환자에게 송달될 수 있을 것이고, 그 만큼 절차 진행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습니다. 

 

3) 합의의 전제사실
합의서 상에 분쟁의 배경이 되었던 의료행위를 특정하여야 합니다. 합의(화해계약)로 확정효가 미치는 범위는 분쟁대상에 대하여 서로 양보하여 확정한 사항에 한정되고, 분쟁대상의 전제 내지 기초로서 예정된 사항이나 분쟁의 대상으로 되지 않았던 사항에 착오가 있을 때에는 착오에 의한 의사표시로서 합의를 취소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분쟁대상이 되는 의료행위와 환자의 상태를 특정하고, 그 분쟁 대상에 대하여 합의를 한다는 점을 명확하게 기재하여야 합니다. 

 

그러나 합의 후 환자에게 예상하지 못한 후유 장해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합의서를 체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환자로부터 추가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는 점에 유의하여야 합니다. 

 

4) 합의의 내용
합의의 내용 중에서 의사에게 중요한 부분은 환자가 말을 바꾸어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것을 방지하는 것(민사상 부제소 합의)과 환자가 업무상과실치상 등으로 형사 고소를 하지 않겠다는 내용일 것입니다. 물론 업무상과실치상죄는 반의사불벌죄(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가 아니므로, 합의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수사기관의 수사 및 기소를 막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양형사유로 참작된다는 점에서 형사 고소를 하지 않겠다는 내용 혹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합의서에 기재하여 두는 것이 좋겠습니다.

 

5) 합의 대가
합의서에는 합의금의 액수, 지급시기 및 방식을 구체적으로 기재하여야 합니다. 이 때 적절한 합의금액을 산정할 필요가 있는데요. 너무 많은 합의금을 지급해서도 안 되겠지만, 치과의사의 과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낮은 금액으로 합의하는 경우에는 현저하게 공정을 잃은 법률행위로 보아 합의가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이는 법원이 의료인과 환자 간 의료사고에 대한 정보격차를 고려하기 때문입니다. 실무상 실제 손해의 10~20%에도 미치지 못하는 합의 또는 형식적인 위자료지급 등에 대해서는 무효로 보고 추가지급을 인정한 사례가 있습니다. 

 

6) 비밀유지의무
의료인이나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환자와의 분쟁이 발생하여 합의를 하였다는 점을 포함하여 그 합의 내용이 외부로 공개되는 것을 방지하여야 합니다. 실제 과실이 있는 경우 뿐만 아니라 과실이 없는 경우에도 합의사실과 그 내용이 외부로 공개되는 경우 의료인이나 의료기관의 명예나 신용이 훼손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합의서에 ‘비밀유지의무’는 매우 중요한 규정이 될 것입니다. 비밀유지의무의 부담 내용을 포함하여 어떠한 방식으로 비밀을 유지하여야 하는지(가령, “SNS에 글을 게시하여서는 안 된다” 혹은 “합의를 암시하는 표현도 사용할 수 없다”는 식으로 구체화)를 합의서 상에 상세하게 규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7) 합의 파기시 벌칙규정
이왕 합의서를 체결하였다면, 합의가 파기되지 않도록 합의서의 이행을 강제할 수 있는 규정을 두어야 합니다. 즉, 합의 파기 시 ‘합의금 반환 조항’ 또는 ‘위약벌 조항’을 합의서에 삽입하여야 합니다. 위반 시 위약벌은 과다하게 규정하는 경우 법원에 의하여 직권 감액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소송을 제기하였을 때에나 개입되는 것이고, 정확하게 예측할 수도 없다는 점에서 우선은 환자의 합의 파기를 방지할 수 있는 충분한 수준으로 책정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낫다고 판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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